빈 시내 여행 후기(그라벤거리, 콜마크트거리,호프부르크 왕궁,마리아 테레지아 광장,모차르트 동상)



슈테판 대성당을 둘러본 뒤에는 본격적으로 빈 시내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빈은 유명한 관광지가 한곳에 모여 있어 도보로 둘러보기 좋은 도시였는데요. 직접 걸어보니 그라벤 거리, 콜마르크트 거리, 호프부르크 왕궁, 모차르트 동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져 여행 동선도 무척 좋았습니다. 화려한 건물과 거리 풍경만 봐도 좋았지만, 그 안에 담긴 합스부르크 왕가의 흔적까지 함께 떠올리며 걷다 보니 빈이라는 도시가 더 깊이 느껴졌습니다.


슈테판 대성당에서 시작한 빈 시내 산책, 링 안쪽을 걷는 재미

슈테판 대성당을 둘러본 뒤에는 본격적으로 빈 시내를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빈은 처음 가보는 사람도 비교적 쉽게 중심부를 둘러볼 수 있는 도시였는데, 직접 걸어보니 왜 많은 여행자들이 도보 여행을 추천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주요 볼거리가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어서, 천천히 걷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유명한 장소들을 만나게 됩니다.

빈 시내를 이해할 때 자주 나오는 말이 바로 ‘링’입니다. 예전에는 구시가를 둘러싸고 있던 성벽이 있었는데, 19세기에 그 성벽을 허물고 그 자리에 넓은 도로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원형으로 도시를 감싸듯 이어져 있어서 링이라고 부른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배경을 알고 걷기 시작하니, 그냥 번화한 도심이 아니라 오랜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슈테판 대성당 앞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큰 거리가 바로 그라벤 거리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사람들이 많이 지나는 중심 거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이곳도 꽤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진 곳이었습니다. 원래는 개천이 흐르던 자리였고, 12세기에 메워 지금과 같은 거리 형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거리 이름인 ‘그라벤’도 해자나 도랑, 개천 같은 의미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거리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성삼위일체상이 눈에 띄었습니다. 화려하면서도 묘하게 시선이 머무는 조형물이었는데, 17세기 중반 페스트 종식을 기념해 세워진 기념물이라고 하더라고요. 유럽 여러 도시를 다니다 보면 이런 기념비를 종종 보게 되는데, 그 시대 사람들에게 전염병의 종식이 얼마나 큰 의미였는지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라벤 거리는 지금은 빈 중심부의 대표적인 번화가답게 세련된 상점과 카페가 이어져 있습니다. 직접 걸어보니 단순히 쇼핑 거리라기보다는, 오래된 도시의 중심이 현대적인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된 느낌이 강했습니다. 유명 브랜드 매장도 많고 거리 자체도 깔끔해서, 빈 시내 산책 코스로 시작하기에 꽤 좋은 구간이었습니다.


그라벤 거리에서 콜마르크트 거리까지, 걷는 동안 계속 이어진 빈의 분위기

그라벤 거리를 따라 약 5분 정도 걸어가니 막다른 지점이 나오고, 거기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자 또 다른 분위기의 거리가 이어졌습니다. 바로 콜마르크트 거리였습니다. 이름은 14세기 이곳에서 목탄 시장이 열렸던 데서 유래했다고 하는데, 지금의 모습만 보면 예전 시장 거리였다는 사실이 잘 상상되지 않을 정도로 세련된 분위기였습니다.

콜마르크트 거리는 그라벤 거리와 함께 빈 중심부의 대표적인 거리로 꼽히는 곳답게 명품 브랜드 매장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쇼핑 거리라기보다, 빈 왕궁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길처럼 느껴졌습니다. 길 끝으로 갈수록 시야가 점점 열리고, 마침내 왕궁 건물이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에는 괜히 발걸음이 더 빨라졌습니다. 저녁에는 빈 국립오페라하우스 공연도 봐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지나치는 풍경 하나하나를 놓치고 싶지 않아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콜마르크트 거리 끝자락에 도착하니 호프부르크 왕궁의 입구 쪽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이곳이 바로 미하엘광장이고, 가운데 통로가 미하엘 문이라고 하더라고요. 빈 왕궁 정문답게 분위기 자체가 웅장했고, 광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아, 여기가 정말 합스부르크 왕가의 중심이었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모차르트 복장을 한 사람들이 공연 티켓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그 모습마저도 빈다운 풍경처럼 느껴졌습니다.

미하엘 문 주변에는 여러 조각상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건 헤라클레스 조각상이었습니다. 그냥 봐도 힘과 권위를 상징하는 듯한 인상이 강했는데, 여행 당시에는 자세히 알지 못하고 지나쳤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보며 “아, 이런 것도 다 의미가 있었구나” 하고 새삼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경험이 여행의 재미인 것 같아요. 현장에서는 눈으로 먼저 보고, 돌아와서 하나씩 찾아보며 기억을 다시 정리하게 되니까요.

미하엘 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자 프란츠 요제프 동상이 보였습니다. 솔직히 여행 중에는 누구인지 모르고 “황제 동상인가 보다” 하며 지나쳤는데, 나중에 여행기를 정리하면서 프란츠 요제프 황제의 동상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현장에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지만, 돌아와서 하나씩 다시 알아가는 과정 덕분에 여행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호프부르크 왕궁부터 모차르트 동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까지 이어진 빈 중심 여행

미하엘 문을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거대한 건물이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왕궁의 일부라고만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이 일대가 호프부르크 왕궁과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 왕궁 정원 등 여러 공간이 이어지는 구조였습니다. 실제로 건물 사이를 걷다 보면 어디까지가 궁전이고 어디부터가 다른 시설인지 처음에는 헷갈릴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저도 당시에는 모차르트 동상을 찾아가려고 건물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그곳이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이라는 걸 그제야 알게 됐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분위기가 너무 조용해서 ‘여기는 뭔가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되는 곳 같은데?’ 싶은 느낌이 바로 오더라고요. 안내문에 관광 안내가 아니라는 표시가 있었고, 그제야 상황을 눈치채고 조용히 다시 나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조금 웃긴 해프닝이지만, 여행지에서는 이런 소소한 실수도 나중에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다시 방향을 잡고 계속 걸어가니 왕궁 정원 쪽에 모차르트 동상이 있었습니다. 오스트리아 여행을 하다 보면 정말 여기저기서 모차르트를 만나게 되는데, 이때도 “정말 모차르트는 오스트리아 어디에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차르트 초콜릿부터 거리의 복장까지, 빈이라는 도시가 여전히 모차르트를 중요한 문화 상징으로 간직하고 있다는 게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왕궁 정원은 생각보다 그늘이 많아서 걷다가 쉬어가기에도 좋았습니다. 실제로 많은 여행객들이 벤치나 나무 아래에서 쉬고 있었고, 저희도 잠시 앉아 숨을 고르며 여행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쁘게 명소만 찍고 이동하는 일정도 좋지만, 이렇게 잠깐 쉬어가는 시간이 오히려 여행을 더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것 같았습니다.

잠시 쉬었다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이었습니다. 광장 한가운데에는 마리아 테레지아 동상이 서 있고, 양옆으로는 미술사박물관과 자연사박물관이 마주 보고 있었습니다. 건물 배치 자체가 워낙 균형감 있게 되어 있어서 광장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웅장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두 박물관 모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이날은 일정상 외부만 보고 지나가야 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다시 오게 된다면 꼭 여유 있게 들러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인상적인 공간이었습니다.

마리아 테레지아는 합스부르크 왕가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라, 이 광장을 지나며 자연스럽게 그녀의 이야기도 떠올리게 됐습니다. 여행 전에 이런 배경을 조금이라도 알고 가면, 눈앞의 동상과 건물이 단순한 풍경으로만 보이지 않아서 확실히 더 재미있더라고요. 빈은 그냥 예쁜 도시라기보다, 유럽 왕실과 정치, 문화의 흔적이 겹겹이 쌓여 있는 도시라는 걸 이 구간을 걸으며 특히 많이 느꼈습니다.

이렇게 빈 시내를 한 바퀴 걸어본 뒤에는 저녁에 예정되어 있던 빈 국립오페라하우스 공연을 위해 다시 숙소로 돌아갔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라벤 거리, 콜마르크트 거리, 호프부르크 왕궁, 모차르트 동상,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빈 중심부를 이해하기에 정말 좋은 코스였습니다. 직접 걸어보니, 빈 시내는 서둘러 보기보다 천천히 걸으며 공간의 연결을 느껴보는 방식이 가장 잘 어울리는 도시였습니다.


마무리

이번 빈 시내 산책은 도시의 역사와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코스였습니다. 그라벤 거리의 활기, 호프부르크 왕궁의 웅장함, 왕궁 정원의 여유, 그리고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의 분위기까지 각각의 장소가 모두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빈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면 하루 정도는 이렇게 중심부를 천천히 걸어보는 일정을 꼭 넣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직접 걸어야만 보이는 빈의 매력이 분명히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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